이번 시간에는 투습방수지의 대명사격인 ‘타이벡 Tyvek’ 제품에 대해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타이벡 Tyvek’은 투습, 방수, 방진, 방풍 기능은 물론이고 내화학성, 마모 방지, 높은 내구성, 통기성, 항균 등의 다양한 기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건축분야는 물론이고 여러 산업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재 다능한 자재입니다. 패션 분야에 활용되어 옷이나 가방, 신발, 지갑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심지어 타이벡을 활용하여 과일의 당도를 높이는 과수재배 방법까지도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쓰임새를 자랑하는 타이벡을 우리는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먼저, 만들어지는 방식에 따라 투습방수지의 특징과 성능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 보겠습니다. [표1.]에서 보시는 것처럼 투습방수지 생산공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표1.]
폭발방사 방식
먼저 가장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는 생산공법은 ‘폭발방사’ 방식입니다. 폭발방사는 타이벡의 원료가 되는 고밀도 액상 폴리에틸레 HDPE를 고온고압인 상태로 방사해서 만듭니다. 폭발방사 방식으로 만든 투습방수지 타이벡은 레이어가 나누어져 있지 않고 하나의 레이어를 고스란히 기능층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성능이 매우 뛰어나고 내구성이 강한 장점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폭발방사 방식으로 생산되는 투습방수지는 듀폰에서 생산되는 타이벡 밖에 없습니다.
합지법 방식
두 번째로는 ‘합지법’ 방식이 있는데, 아주 얇은 투습방수 필름과 부직포를 붙여서 만드는 방식입니다. 부직포가 앞뒤로 붙어있기 때문에 투습성능도 조금 떨어집니다. 그리고 아기들 기저귀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투습방수 필름은 기능층이 너무 얇고 약해서 내구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입니다. 유럽에서 생산되는 브랜드와 국내 생산제품이 대체로 이 방식을 사용합니다.
천공법 방식
마지막으로 ‘천공법’ 방식이 있는데, 방수지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습기가 나갈 수 있는 공간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주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미세하게 뚫어도 물분자보다 작은 구멍을 만든다는 건 어렵기 때문에 방수성능이 많이 떨어지고 전반적인 성능도 떨어집니다. 주로 북미와 국내에서 생산되는 브랜드들이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투습방수지의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구성이다.
이름만 놓고 보면 ‘투습방수지’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기능은 투습기능과 방수기능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내구성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집을 짓고 나면 집 짓는데 들어간 자재는 그 수명이 집과 함께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투습방수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독자님들의 집에 사용한 투습방수지가 투습기능과 방수기능, 그리고 다른 여타 기능은 완벽한데 만약 내구성이 몇 달 안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몇 달 후부터 이런 저런 눈에 보이지 않는 하자가 발생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하자가 가져다 주는 불이익은 고스란히 독자 여러분들의 몫이 될 겁니다. 기능층 150배 확대 이미지와 [표2.]를 보시면 내구성을 좌우하는 기능층의 두께와 내구성을 제품별로 확실히 비교해 보실 수 있습니다.
[표2.]
타이벡 Tyvek은 시공하는 위치와 공법에 따라 다양한 제품과 부자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럼, 제품별로 간단히 알아볼까요?
1. 하우스랩 HouseWrap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벽체용 타이벡입니다. 자외선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고 자외선에 노출되어도 물성에 변화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산과 염기에 반응하지 않고 거의 부식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하 73℃~영상95℃까지 견딥니다. 곰팡이균에 대한 저항성이 있어 근본적으로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으며 해충의 번식을 억제합니다. 그리고, 수명이 약 70년 정도됩니다.
2. 드레인랩 DrainWrap
기본적으로 하우스랩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스터코로 대표되는 외단열 공법 전용으로 생산된 제품입니다. 수직 방향으로 주름이 있어서 습기와 결로수를 배출해 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 때, OSB와 외단열재간의 공간을 최소화하여 열손실을 방지합니다. 외단열 공법에는 반드시 드레인랩과 전용테이프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3. 에너코어R4 Enercore R4
복사열을 97% 반사시켜 단열 성능이 매우 뛰어난 에너코어R4는 단열법이 점차 강화되는 요즘 가장 핫한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2X6벽체를 사용하는 중부지방의 목조주택은 법적으로 요구되는 단열값을 충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데, 기존에 사용하던 2X6벽체에 타이벡 에너코어R4만 시공하면 단열값이 만족되는 마법 같은 일이 생깁니다. 에너코어R4를 사용하면 외벽의 두께가 줄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4. UV파사드 UV Facade
모던한 느낌의 오픈클래딩 공법으로 외장을 마감할 때 사용하는 타이벡입니다. CE 인증을 받은 유일한 제품이며 가장 탁월한 UV저항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공할 때는 반드시 전용테이프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5. 수프로 플러스 Supro Plus
지붕과 벽체 모두에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타이벡입니다. 더운지붕(Warm Roof) 공법과 찬지붕(Cold Roof) 공법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주로 더운지붕 공법에 사용하여 지붕 내 결로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고 외부공기의 침입 및 대류성 열손실을 줄여 줍니다. 씰링 테이프가 부착되어 있는 일체형으로 시공이 간편하고 기밀성능이 매우 뛰어납니다.
투습방수지는 목조주택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기초 자재 중 하나입니다. 비슷해 보여도 그 속에 담겨 있는 기술과 성능은 너무나도 큰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자재를 선택하기 전에는 반드시 공부하시고 철저하게 준비하셔야 합니다. 내가 공부하지 않고 준비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기댈 수 밖에 없고 잘 못 된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열어 두는 것입니다.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이 만나고 좋은 사람이 좋은 자재로 집을 지을 때, 좋은 집이 나오는 법입니다. 사람만 좋은 건축주가 되어서는 안 되겠죠? 집을 지을 때 좋은 건축주라함은 철저히 공부하고 준비된 사람입니다. 아무쪼록 열심히 공부하셔서 좋은 건축주가 되시고, 좋은 사람 만나 좋은 자재로 좋은 집 짓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가성비 좋은 지붕재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스팔트 슁글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